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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코틀랜드 불의 축제 ‘업 헬리 아’: 바이킹이 아직 살아있는 이유

by 메스티아 2026. 1. 6.

현대 유럽 속 고대 전통의 생존

오늘은 스코틀랜드 불의 축제 ‘업 헬리 아’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려 한다.

스코틀랜드 불의 축제 ‘업 헬리 아’: 바이킹이 아직 살아있는 이유
스코틀랜드 불의 축제 ‘업 헬리 아’: 바이킹이 아직 살아있는 이유

 

한겨울의 밤, 스코틀랜드 최북단 셰틀랜드 제도.
눈과 바람이 몰아치는 거리 위로 횃불 수천 개가 동시에 타오른다.
바이킹 복장을 한 남성들이 노래를 부르며 행진하고,
마침내 거대한 목조 배 하나가 불길 속으로 사라진다.

이 장면은 영화가 아니다.
매년 1월 열리는 업 헬리 아(Up Helly Aa) 축제다.

21세기 유럽에서,
왜 사람들은 여전히 바이킹이 되어 불을 피울까?

업 헬리 아는 어떤 축제일까?

업 헬리 아는 스코틀랜드 셰틀랜드 제도에서 열리는 겨울 축제로,
매년 1월 말, 가장 어두운 계절의 끝을 알리는 행사다.

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명확하다.

바이킹 전사 복장, 횃불 행진, 거대한 바이킹 선박의 화형

하지만 이 축제는 단순한 재현이나 퍼포먼스가 아니다.
업 헬리 아는 “우리는 누구인가”라는 질문에 대한 집단적 답변이다.

셰틀랜드 사람들은 왜 바이킹을 기억할까?

셰틀랜드 제도는 오랫동안 노르드(북유럽) 문화권에 속해 있었다.

9세기부터 바이킹 정착

15세기까지 노르웨이 영토

스코틀랜드 편입은 비교적 최근

지금도 지명, 방언, 음악, 민속 곳곳에 바이킹의 흔적이 남아 있다.

업 헬리 아는 “바이킹은 과거의 침략자가 아니라,
우리의 조상이다”라는 선언이다.

불과 배, 이 상징이 의미하는 것

바이킹 장례식에서
불타는 배는 죽음과 재탄생을 의미한다.

업 헬리 아에서 배를 태우는 행위는

한 해의 끝을 보내고

어둠을 불로 밀어내며

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의식이다

불은 파괴가 아니라 정화다.
겨울을 태우고, 다시 시작하는 행위다.

전통은 어떻게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았을까?

흥미로운 사실은
업 헬리 아가 고대부터 이어진 축제는 아니라는 점이다.

현재의 형태는 19세기 말, 비교적 최근에 정립되었다.

이 말은 곧,
전통이란 고정된 과거가 아니라 선택된 기억이라는 뜻이다.

무엇을 계승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

어떤 정체성을 강조할 것인가

업 헬리 아는
셰틀랜드 사람들이 스스로 만든 현대적 전통이다.

왜 하필 ‘겨울’일까?

업 헬리 아는
관광 성수기가 아닌 한겨울에 열린다.

춥고, 어둡고, 외진 시기 그럼에도 이 시기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.

겨울은 가장 고립된 계절이자,
공동체가 가장 필요해지는 시간이다.

함께 불을 들고 걷는 행위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
“우리는 혼자가 아니다”라는 확인이다.

관광 축제와 전통의 경계

오늘날 업 헬리 아는
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다.

하지만 여전히 지역 주민 중심, 철저한 역할 분담, 외부인의 참여 제한이라는 원칙을 지킨다.

이 축제는 ‘보여주기 위한 쇼’가 아니라
지역 내부를 위한 의식이기 때문이다.

그래서 업 헬리 아는 상업화 속에서도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.

마무리하며

업 헬리 아는 바이킹이 살아 있다는 뜻이 아니다.

그것은 기억을 선택하고 불로 공동체를 묶고

현대 속에서 과거를 재해석하는 방식이다.

셰틀랜드의 밤을 밝히는 불길은

과거를 태우는 것이 아니라,
지금의 정체성을 비추고 있다.